때죽나무

[국민생각] ◇때죽나무
지금 산에 가면 때죽나무 꽃이 한창입니다. 아래를 향한 예쁜꽃들이 줄로 줄기에 매달려 있는듯한 신기한 모습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어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때죽나무란 어찌보면 이해하기 힘든 이름은 어떻게 명명 되었을까요?

여러가지 설이 있습니다. 때죽나무는 껍질이 칙칙하고 어두운 흑갈색 입니다. 그러한 모습이 마치 나무에 때가 낀 것 같다고 때죽나무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설이 있습니다. 또한 때죽나무 열매는 사람 얼굴처럼 동그스름하고 반질반질한데다 회색빛이 돕니다. 나무에 주르르 매달린 모습이 마치 스님들이 떼로 있는 것같다고 '떼중나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그게 자꾸 불리워지며 세월이 흐르다보니 부르기 쉬운 때죽나무가 되었다는 설이 있구요. 또다른 학설으로는 때죽나무 열매껍질에는 에고사포닌이라는 마취성분이 있어 열매를 찧어 물에 풀면 물고기가 기절해서 둥둥 떠오른다고 합니다.

그래서 물고기가 물 위로 올라와 떼로 죽는다고 때죽나무라고 한 것이랍니다. 7월에 설익은 때죽나무 열매를 따서 짓이겨 물에 풀면 물고기들이 떠올라 손쉽게 잡는 방법이 있다고 하는데 올해 한번 시도해 볼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닙니다. 물고기에게 고통을 주는 일은 삼가야 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열매에는 기름때를 없애는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합니다. 그런 이유로 열매를 찧은 물로 빨래를 하면 기름때가 쏙쏙 빠진다고 때죽나무라고 불리우게 된다는 설도 있습니다. 꽃의 이름이 명명 되는데 이렇게 많은 설이 있는 친구도 아마 없을것으로 생각됩니다. 여러 가지 학설이 있다는 자체가 우리 인간들과 늘 가까이 지낸 친구라는 반증이 아닐까요?

때죽나무 꽃(사진 왼쪽)과 쪽동백나무 꽃

때죽나무는 쪽동백나무와 아주 비슷해서 많이 혼돈하는데 자세히 보면 구별할 수 있습니다. 제 방식대로 구별하는 방법을 쉽게 설명 드리자면 때죽나무는 쪽동백나무에 비해 꽃이 2-5개씩 모여 피어있고 꽃자루가 길며 잎의 모양이 타원형인데 비해 쪽동백은 꽃이 가지 끝부분에 20개이상 모여 피어있고 꽃자루가 짧으며 잎모습은 원형에 가깝습니다. 설명이 어려워 보이지만 야지에 가면 예상외로 쉽게 구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있는 사진으로도 자세히보면 구별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믿습니다.

때죽나무열매(사진 왼쪽)와 밤색으로익은 때죽나무열매

이 친구의 열매는 가을이면 잿빛이 도는 밤색으로 익습니다. 이 친구 열매의 마지막 모습도 사진에서 보는 봐와 같이 고풍스럽고 우아하게 보입니다. 마지막 모습까지도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선물하는 참 아름다운 친구입니다. 서양에서는 때죽나무의 흰꽃에서 종을 연상했는지 '눈종'이라는 의미로 'snowbell'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은 인종과 지역을 뛰어넘어 똑같은 모양입니다.

전세계적으로 120여종이 넘는 때죽나무가 있는데 그중 한국에 있는 것이 추위와 공해에 잘 견디는 걸로 알려져 있어 성분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 지고 있다고 합니다. 때죽나무의 꽃말은 '겸손‘ 입니다. 수줍은 듯, 겸손한 듯 꽃은 아래쪽으로만 향하고 있습니다. 하늘을 향해 도도하게 피어있는 여느꽃과는 다르게 아래를 향해 있는 모습이 자연을 지배하는 태양과 하늘에게 겸손한 자세를 지향하는게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겸손이라는 이 친구의 꽃말도 아주 적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때죽나무는 약용으로는 관절염, 타박상, 골절상 등에 사용되고 있으며 이외에 목재는 장기 알이나 목기 등을 만드는데 쓰였다고 합니다. 때죽나무의 열매에는 기름이 많아 쪽동백나무와 함께 동백기름을 대신했는데 여자들의 머릿기름이나 등잔불을 밝히는 원료로도 쓰기도 했다고 합니다.

노린재나무

◇노린재나무
지금 야산에 가면 지천으로 피어있는 노린재나무입니다. 가을에 단풍이 든 잎을 태우면 노란색 재를 남긴다하여 노린재나무라고 명명이 되었다고 합니다. 조그마한 꽃망울로 시작해서 이 꽃망울들이 다 터져서 꽃이 피어나면 작은 꽃송이들이 몽실하게 모여 뭉게구름을 만들 듯 환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 잡는 친구입니다.

이 꽃이 완전히 개화한 상태에서 먼곳에서 바라보는 모습과 가까운 곳에서 자세히 바라보는 것은 비주얼적으로 많은 차이가 납니다. 가까운곳에서 세밀하게 관찰해보면 이 친구의 꽃은 아름다움을 넘어 신비롭기까지 합니다.

한송이가 터진 노린재나무(사진 왼쪽)와 노란색으로 변해가는 노린재꽃

특히 위의 사진처럼 작은 꽃망울들 속에서 꽃망울 하나가 터진 모습은 정말 새로운 세상을 처음 경험하는 자신들이 살아가야 할 세상을 혼자 먼저 살피는 모습이 느껴집니다. 의외로 많은 꽃망울들 속에 딱 하나의 완전 개화된 꽃망울로 이루어진 가지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네가 먼저 나가 세상을 살피거라 그리고 우리도 나가도 되는지 알려달라 그런 느낌이 듭니다. 너무 비약이 심하나요. 제 생각이니 너무 나무라지 않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원래 노린재는 건드리면 불쾌한 냄새를 풍기는 곤충으로 몸이 방패처럼 생긴 친구인데 노린재나무는 이 곤충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아무리 냄새를 맡아봐도 고약한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노린재도 보이지 않구요. 이 친구의 잎을 태운 잿물은 노란색을 띠고 있어 주로 염색용 매염재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노린재나무의 꽃이 지고 열매로 변하기 직전의 모습을 보면 사진처럼 꽃들이 노라색 찌꺼기처럼 변하는데 필자의 생각이지만 이 모습도 노란 재처럼 보이는데 이 또한 노린재나무 라고 명명하는 동기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 됩니다.

타원형의 노린재열매(사진 왼쪽)와 보석같은 다익은 노린재열매

열매는 약간 타원 모양이며 9월경에가면 파란색으로 익습니다. 이 열매도 참 아름답습니다. 나무열매중 파란색은 드물기도 하고 약간 빛이 나기도 해 마치 보석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9월경 야산에 가서 노린재나무의 파란색열매를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또 이친구의 목재는 재질이 치밀하고 트거나 갈라지지 않아 지팡이나 인장용 재료가 되거나, 호밋자루 또는 낫자루의 재료로도 쓰인다고 합니다. 노린재나무는 가지와 뿌리를 약재로 쓴다고 하는데 가지는 새살를 돋게하는 효능이 있어 지혈에 효과가 있다고 하며 뿌리는 해열에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노린재나무는 독성이 있어 기준량을 지켜야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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