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淸民의 야생화 이야기> (13)쥐똥나무·돈나무

<淸民의 야생화 이야기> (13)쥐똥나무·돈나무
  • 입력 : 2021. 05.28(금) 10:31
  • 청민 임동후
쥐똥나무
[국민생각] ◇쥐똥나무

봄이 가고 여름이 시작되는 요즈음 피어나는 쥐똥나무의 유백색 꽃송이는 그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게 아름답고 향기롭습니다. 쥐똥나무란 이름은 열매의 색깔이나 크기, 모양까지 검은 쥐똥을 닮아서 붙여졌다고 합니다. 이 향기롭고 아름다운 나무가 쥐똥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는건 아무리 양보해서 생각해도 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며칠 전 교직에 있는 친구와 이 쥐똥나무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아무래도 쥐똥나무 이 친구는 시급하게 이름을 바꿔서 불러주는게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일치를 보았는데 詩的으로 인생을 사는 이 멋진 친구가 열매모양 보다는 꽃모양을 참조하여 아기천사나팔꽃 이라는 이름을 붙이면 어떨까 해서 우리라도 그렇게 부르자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쥐똥나무의 작은꽃이 귀여운 나팔처럼 보이는 것 같습니다. 뭐 우리가 그러자고 해서 이름이 바뀌는 건 아니지만 이 안 어울리는 이름은 바꾸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쉽습니다. 최근 학계에서도 이름을 바꾸자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쥐똥나무의 열매가 검정알 같다하여 검정알나무 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뭐 이 이름도 썩 예쁜 이름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건 쥐똥보다는 낮다는 생각이 듭니다.

쥐똥나무꽃(사진 왼쪽)과 광나무꽃.
쥐똥나무의 꽃은 끝이 십자모양으로 갈라진 초롱같이 앙증스럽습니다. 멀리서 보면 쥐똥나무와 광나무 잎모양과 꽃모양이 비슷해 보이나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쥐똥나무나 광나무가 꽃망울을 맺고 있을 때는 구별하기가 힘듭니다. 잎의 크기와 매끄러운 정도로 비교가 가능합니다. 광나무 잎은 매끈매끈 한것에 비해 쥐똥나무 잎은 좀 거칠은 편입니다. 그리고 쥐똥나무 잎이 광나무 잎보다 얇고 작습니다.

그러나 꽃망울이 터지면 꽃모양이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완전 다릅니다. 그리고 쥐똥나무 꽃이 광나무 꽃보다는 먼저 핍니다. 위의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피어있는 꽃 뒤쪽을 보시면 꽃망울이 터지기전 모습은 매우 비슷한 걸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쥐똥나무열매(사진 왼쪽)과 광나무열매.
쥐똥나무나 광나무나 꽃이 떨어진 자리에 동그란 열매가 달리는데 가을이 되면 검게 익습니다. 어떤 녀석들은 이듬해 봄까지 버티고 있습니다. 특히 광나무가 겨울에도 잎이 달려 있어 열매들이 더 오래 버티는 것 같습니다. 봄에 광나무 열매를 보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확실히 겨울을 지나면서 쥐똥나무열매 보다는 광나무열매가 훨 많이 발견 됩니다. 쥐똥나무는 잎이 없어서 겨울에 혼자 버티기가 힘든 모양입니다. 쥐똥나무와 광나무열매는 잎의 유무에 따라 확연히 구분되지만 열매모양만 보면 쥐똥나무는 원형에 가깝고 광나무는 타원형에 가깝습니다.

광나무는 늘푸른나무(상록활엽관목)로 겨울에도 잎이 그대로 있으나 쥐똥나무는 낙엽활엽관목으로 겨울에 잎이 다 떨어집니다. 잎은 쥐똥나무 보다 광나무가 훨씬 매끄럽고 두껍고 큽니다. 광나무의 매끄러움은 광이 난다는 표현이 맞을 것입니다. 그래서 빛이나 윤이 난다는 의미의 광나다 에서 광나무라는 이름을 붙었을 것으로 추측해 봅니다. 그러나 열매는 모양이 똑같습니다. 위의 쥐똥나무 사진은 작년에 찍은 사진인데 비오는 날 찍어서 빛나게 보이지만 실제 열매의 모습은 비슷하게 보입니다.

쥐똥나무는 남성의 기운을 향상시키는 효능이 있어 남성에 유익한 나무라고 하여 남정목(男貞木)이라고 불리며 이 쥐똥나무는 당뇨와 항암에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한편 광나무는 여성을 정숙하게 하고 노화를 막아줘 여성에 유익한 나무라 하여 여정목(女貞木)이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하지만 효과가 있다고 검증이 된 것들도 우리같은 일반인들은 용량 제조법 복용법등에 오류가 있을 수 있으니 늘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야 하고 조심 또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돈나무

◇돈나무

야지 특히 남의 집 정원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돈나무란 이름의 나무가 있습니다. 야산에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야산에서 간혹 발견되는 돈나무의 하얀색 꽃은 야지나 가정집정원에서 보는 돈나무꽃보다 너무 청초하고 깨끗하게 보입니다. 필자가 찍은 위의 사진은 최근 다녀온 목포 근교의 작은 섬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으레 사람들은 이 친구가 돈과 관련된 나무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잎의 모양이 돈과 닮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아닌 것 같습니다. 전혀 닮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살펴보아도 돈과 연관이 있다는 실마리를 찾을 수 없습니다.

이 친구를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곳은 제주도 입니다. 원래 이 친구는 바닷가의 산기슭에서 많이 자라는데 제주도가 생장하기에 가장 적절한 곳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아무래도 이친구의 이름이 제주도에서 건너왔나 봅니다. 제주 사투리로 ‘똥낭’이라고 하는데, 이는 ‘똥나무’란 뜻입니다. 된 발음이 거북하여 정식 식물 이름을 정할 때 순화된 발음으로 돈나무가 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차피 돈과 똥은 발음상으로나 실제로도 그렇게 먼 사이가 아닌 것으로 느껴집니다. 살아가는 데 둘 다 반드시 필요하지만 잘못 다루면 결과는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돈 때문에 똥과 같은 인생을 사는 사람이 되기 쉽습니다. 돈의 잘 다루면 문명의 이기가 되지만 잘못 다루면 사람을 해치는 흉기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돈나무 개화전 꽃망울, 금전수, 귀한 금전수꽃(사진 왼쪽부터).
인터넷 검색을 하다보면 돈나무를 금전수(金錢樹)라고 불러서 야지에서 보는 돈나무와 주로 가정에서 관상용으로 기르는 금전수와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완전히 다른 나무입니다. 우리가 야지나 야산에서 보는 돈나무는 목본이고 금전수는 초본입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는바와 같이 초본인 가정용 금전수는 전체적인 모양과 잎의 모양이 완전히 돈나무와는 다릅니다. 돈나무와 금전수가 혼돈되어 사용되게 된 것은 누군가 처음 금전수에게 금전 운과 행운이 깃든다는 의미로 금전수란 이름을 붙여서 판매를 시작한데서 기인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금전수를 우리말로 옮기다보니 돈나무가 되었고 그러다보니 야지나 야산에 있는 의미가 전혀 다른 진짜 돈나무와 혼돈하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 금전수는 잎모양이 돈과 닮았다고 하나 역시 돈모양과는 많은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상술이 여기에 교묘히 작동된 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그래도 집에서 금전수를 키워 보는것도 궨찮을 듯 합니다. 이 친구 탁월한 공기정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오래 키우다 보면 귀하고도 귀하다는 금전수의 꽃도 보실 수 있는 행운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

돈나무 열매(사진 왼쪽)와 돈나무 열매 완전히 터진모습.
가을에는 구슬 굵기만 한 동그란 황색 열매가 열리는데, 완전히 익으면 셋으로 갈라져 안에는 끈적끈적하고 빨간 끈끈이로 둘러싸인 씨가 얼굴을 내밉니다. 이 씨의 점액이 약간 단맛이 나서 곤충을 유혹하며 특히 파리가 많이 날아옵니다. 그리하여 끈끈이는 점점 지저분해지고 나중에는 냄새까지 풍깁니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끈끈이로 씨를 둘러쌌는지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제법 굵은 씨를 곤충이 멀리 옮겨줄수도 없을 테니, 일방적으로 곤충에게 베푸는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 빨간 끈끈이 점액은 추측컨대 땅에 떨어졌을 때 씨를 보호하고자 하는 의미도 있을 터이고, 지나가는 동물의 털에 묻어 멀리 옮겨달라는 깊은 뜻이 숨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친구의 꽃은 만리향이라는 별칭으로 불리우는데 꽃의 향기가 만리 까지 간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그만큼 향이 좋다는 이유이겠죠. 하지만 금목서도 만리향이라고 불리고 있으며 천리향으로 불리우는 서향나무꽃보다는 향이 더 약하게 느껴집니다. 누군가 이 친구의 향에 취해 조금은 과도한 표현을 쓰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