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생각] 오늘 소개해 드릴 우리의 야생화 장구밤나무입니다. 사실 이 친구는 우리에게 잘 발견되지 않습니다. 우리 지역에서 저는 장흥의 모 사찰과 그리고 제가 간혹 가게 되는 산 정상부근에 몇 그루가 있습니다. 제가 돌아다닌 영역이 좁아서인지 아니면 이 친구가 없는 지역만 다녀서인지 그건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발견빈도수는 낮은 것 같습니다. 이 친구의 꽃은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너무나 예쁩니다. 8월 초에 찍은 사진이니 지금은 열매가 절정의 시기여서 이 친구 꽃의 아름다움은 내년 여름을 기대하시면 되겠습니다.
장구밤나무는 이런저런 문헌들을 보면 장구밥나무라고 기록되어 있는 곳도 있습니다. 환경부 산림청 등 국가기관에 따라 이름을 달리 기술하는데 지금은 장구밤나무를 정명으로 표기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국가표준 식물목록에 장구밤나무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이 친구의 정명을 장구밤나무라고 불러야 하겠습니다. 사람들에게 불린 이름은 쉽게 바뀌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래도 우린 늘 정명을 불러주는 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장구밤나무 이 친구는 장구밤나무라는 이름 이외에도 잘먹기나무란 이름도 가지고 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나무의 열매를 먹을 수 있습니다. 달콤한 맛이 살짝 감도는 작은 열매는 보는 것도 좋지만 역시 먹어보는 것도 숲에서 장구밤나무를 찾는 묘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친구의 열매는 따서 가져와서 먹거나 보관해서 먹을 정도는 아니고 지나가다가 잠깐 맛을 보는 그것도 아주 조금 맛을 보는 딱 그런 정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장구밤나무 꽃에 대한 학설은 이견들이 많고 정리가 안 되어 있었는데 최근 정리가 되어가는 모양새입니다. 처음에 암수딴그루라는 의견이 우세했었는데 수그루라고 생각했던 수꽃이 있는 수그루라고 생각했던 곳에서 열매가 열리는 것에 대한 검증과정에서 수꽃의 중심부에 암술이 있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즉 수그루는 따로 없고 수그루라고 생각했던 것은 양성화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장구밤나무에서도 열매가 열리는 것입니다.
저도 암꽃은 본 적이 없어서 사진을 인터넷에서 퍼왔는데 암꽃은 수술이 퇴화한 상태이어서 주변에 수꽃이 있어서만 수정이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좀 복잡한데 아직 정리가 명쾌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가 야지에서 볼 수 있는 수꽃에서 수정이 이루어져 열매가 맺는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자주 가는 산의 장구밤나무도 수꽃만 있으며 그곳에도 어김없이 열매가 열립니다.
위의 사진을 보면 왜 이 친구가 장구밤나무인지 이해가 될 것입니다. 열매가 대칭으로 붙여져 있는 형태를 보고 우리 선조들을 왜 장구통을 연상하게 되었을까요? 흥이 있는 장소에서 가장 주도적인 도구가 장구이어서인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대칭 구조를 가진 것들을 연상할 수도 있었을 텐데도 말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 열매의 관상 가치를 높게 인정해서 꽃의 관상 가치보다 높게 이해하기도 하는데 저는 아무래도 장구밤나무는 꽃의 관상 가치가 높다는 생각이 듭니다. 생각의 차이는 어디에서든 누구에게든 있기 마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장구밤나무의 열매는 두 개의 열매가 붙은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의 열매입니다. 우리는 하나라는 것을 실체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이 친구의 꽃말이 부부애라고 하네요. 불협화음과 신뢰가 부족한 현대의 부부들 그리고 심지어는 이혼하는 가정이 늘어나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해보면 이 아름다운 친구가 우리 인간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준엄하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자연은 거스를 수 없고 자연은 위대하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가정의 행복이 아름다운 사회의 출발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꽃말에 가화만사성을 하나 더 추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위의 오른쪽 사진은 여러 색깔의 장구가 함께 어울려 노는 것 같은 모습이네요.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이 열매를 보고 곧바로 장구통을 연상했을 것입니다. 우리는 과거부터 흥이 있고 낭만이 있는 민족인데 요즘 코로나로 인해 완전히 절제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말이 좋아 절제이지 더 큰 피해를 막고 빨리 이 상황을 종식하려는 우리들의 의지 인 것이지 절제라는 말로 상황을 변명하기에는 정말 너무나 많은 것을 잃고 희생하는 생활의 연속입니다. 빨리 이 상황을 끝내고 우리 고유의 흥과 낭만을 찾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세상이 빨리 왔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가져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