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생각] 지금 야지를 산책하다 보면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노란 열매를 자주 만나게 됩니다. 지금 이 지역에도 곳곳에 이 열매가 있습니다. 5~6월에 피는 꽃도 아주 예쁘고 이렇게 노랗게 익은 열매도 예쁜데 왜 하필 도깨비가지 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으로 불리게 됐을까요? 도깨비가지란 이름은 꽃이 우리가 자주 먹는 채소인 가지꽃과 비슷하고 줄기와 잎에 도깨비 뿔 같은 가시가 많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북아메리카에서 유입된 외래 식물로 환경부에서는 우리나라의 토종 생태계를 위협하는 생태계 교란 식물로 지정하여 제거에도 힘쓰고 있으나 워낙 번식력이 뛰어나 쉽지 않은 현실이라고 합니다.
꽃의 모양을 보면 어느 꽃에 뒤지지 않게 아름다운데 이 친구가 다른 식물의 생장을 막는 생태계 교란 식물이라니 이해 불가입니다. 더군다나 제초제에도 제거가 어려울 정도로 생명력이 강하며 뿌리도 너무 깊숙이 박혀 있어서 뽑아내기도 어렵고 완전 제거도 힘들다고 합니다. 또한, 열매 하나에 백 개가 넘는 씨가 있어 왕성한 번식력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 해도 인간만 하겠습니까? 누군가 이 세상 가장 악랄한 생태계교란종으로 인간을 꼽았다고 하는 데 매우 공감이 가는 견해라는 생각이 듭니다. 환경오염의 가장 큰 원인도 인간의 탐욕이 원인이라는 주장을 펼치는 학자들이 많습니다.
도깨비가지의 꽃은 이름은 좀 무시무시하지만, 꽃은 너무 예쁩니다. 이 친구는 통꽃입니다. 그런데 그 통꽃 잎 위에 바나나 모양의 수술이 다섯 개가 있으며 한가운데 암술이 있는 모습이 거의 예술의 경지입니다. 너무나 예쁜 모습입니다. 아래 줄기와 잎에 위치하는 강력한 가시의 존재를 잠시 잊도록 해주는 것 같습니다.
어떤 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입니다. 그러나 이 친구는 꽃의 아름다움을 무색하게 하는 아주 강력한 도깨비 뿔을 닮은 가시를 줄기와 잎에 감추고 있습니다. 이 친구의 아름다움에 취해 줄기나 잎을 만지면 가시에 찔러 피가 날 수도 있습니다. 배반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도깨비가지의 꽃말은 믿을 수 없음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친구가 주변 식물 둘에게 피해를 주는 나쁜 친구라니 믿을 수 없는 친구가 맞겠네요. 또한, 누군가 꽃말을 적절하게 잘 만든 것 같습니다. 그렇다 해도 이 친구의 꽃은 확실히 매력적입니다.
도깨비가지의 초기 열매 사진입니다. 마치 토마토 모양인데 자세히 살피면 수박 모양의 줄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줄은 성장하면서 주황색으로 바뀌면서 없어집니다. 그래도 다행인 게 다 익은 열매에 비교해 왠지 비릿한 냄새가 날 것 같은 비주얼입니다. 사람들에게 왠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행입니다. 먹으면 안 되는 친구입니다.
맨 위의 사진과 여기 바로 아래 사진은 잘 익은 도깨비가지의 열매입니다. 먹음직스럽지요? 참아야 합니다. 큰일 납니다. 이 열매에 함유되어있는 독성성분 때문에 많이 먹으면 사망에 이르기까지 한답니다. 실제로 가축이나 야생동물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한다고 합니다. 자연에서 만나는 열매는 확실히 먹을 수 있는 열매임을 인지하는 경우에만 먹어야 할 것입니다. 산지나 야산에서 만나는 예쁘고 먹음직스러운 열매 중 많은 친구가 먹을 수 없는 친구들입니다. 그리고 그 열매들을 잘못 먹어 불행에 빠진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도깨비가지의 늦가을 완전히 익은 열매를 발견하기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열매가 자기보다 훨씬 더 키가 큰 풀숲에 숨어 있으므로 유심히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일쑤입니다. 지금이시기 여러 가지 식물들이 경쟁적으로 성장하여 서로를 뽐내고 있으므로 원하는 식물을 발견하기가 쉽지 앓습니다. 하지만 약간의 주의력만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는 않을 거라 생각됩니다. 거의 모든 식물이 마찬가지만 군집을 이루려는 성질 때문에 한그루만 발견하면 주변에 많은 도깨비가지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아마 번식 때문에 식물들은 군집을 이루고 살아가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도깨비가지는 생태계 교란 식물입니다.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될 경우 환경부와 지자체 담당 부서를 중심으로 퇴치 작업이 벌어집니다. 다른 식물들의 생장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에 예산을 들여 제거작업을 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요즘은 학자들이 돈을 써가면서까지 제거해야만 하는 이들을 반대로 활용할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치주질환 예방 또는 치료제, 또는 치주질환 예방·개선용 건강기능식품으로 이용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아마 도깨비가지 치약이나 도깨비가지 치주질환치료제의 출현을 조심스럽게 전망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