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생각]
운림산방(雲林山房) 3대 남농(南農) 허건(許建 1908~1987)의 이야기를 끝으로 운림산방 3대의 마지막 이야기를 정리하려 합니다.

남농 허건(1908~1987)은 진도에서 태어났으며, 소치 허련의 손자이며 미산 허형의 넷째 아들로 남종화의 맥을 이어온 작가입니다.

가족의 영향을 받아 남종화의 정신과 기법을 전수 받아 한국의 실경과 향토적 정취를 그려낸 남농산수라는 독자적 경지를 이룩하였으며, 특유의 산수와 소나무, 노송도는 한국인의 기상과 정신을 상징하며 중국풍의 한국화 영역에서 벗어난 한국적인 선과 미를 구축하였다는 평가를 받는 것입니다.


허건이 꿈꾸는 이상적 자연은 멀리 있거나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가 살고 있는 남도의 아름다움 인 것 입니다. 진도에서 출생하여 18세부터 목포에 정착한 이래 그곳을 떠나지 않은 삶 속에서 허건은 자신이 살고 있던 지역에 대한 애정을 담아 작품활동을 하였으며 그 안에서 그가 그렸던 “낙지론”(樂志論)의 작품에서 와 같이 자신의 고향에 대한 여유로움과 평안함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그의 호 남농은 무정 정만조로 부터 남쪽에서 “농사짓는 이”라는 뜻으로, 남농이라는 아호를 받은 것 또한 그의 삶에 좌표를 잡아주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남농의 작품 세계는 3,4 시기로 나누어 볼수 있습니다.

해방(1908~1930)이전 초기에는 전통적인 남종문인화에 실경 사생을 결합한 작품을 1930년(1930~1944) 후반에는 일본 유학을 다녀온 동생 허림(許林)(1917~1942)의 영향에 의한 일본과 서구 화법이 두드러진 부드러운 사생화 토점화(土點畵)가 주류를 이루었으며, 해방이후(1945~1960)에는 일본색이 배제된 남종문인화와 결합된 신남화를 추구 하였습니다. 또 1960년대 이후에는 큰변화 없이 산수화와 소나무 그림으로 많은 작품을 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산수화와 소나무 그림에서 독보적 기량을 발휘하였는데 속도감 있는 특유의 독필(禿筆)과 갈필(渴筆)을 빠르게 구사하였으며, 섬세한 색채와 밝은 효과로 향토적인 정취를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남농 허건 선생이 사용했던 호에 관해서 살펴보는 것 또한 남농 작품을 이해하고 제작 시기를 가늠할수 있다고 할 수 있기에 간략하게 정리를 해보는 것 또한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이를 살펴보겠습니다.

⚫南農居士 許建 1930
⚫南農 許建 1931~1943
⚫南農 1933~1987
⚫許建 散人 1934
⚫南農 山人 1939~1940
⚫鐵山人 1941
⚫南農人 1942~1943
⚫雲林山房主人 南農人 1943~1947
⚫雲林山房主人 南農 1944~1945
⚫南農 外史 1946~1955
⚫雲林山房主人 南農外史 1946~1963
⚫雲林山房 南農 1977
⚫南農翁 1977~1980
⚫積翠山房主人 南農 1978
⚫壁溪靑 將官 主人 南農 1979~1980
⚫壽石山房 南農 1979~1980
⚫壽石山房 南農翁 1980
⚫壁溪靑將官 南農 1980
⚫壁溪靑將官 南農翁 1980
⚫積翠山房 南農 1980
⚫雲林老人 南農 1981~1984


이를 살펴볼때 사용기간과 빈도로 보면 남농(1933~1987), 운림산방 주인 남농, 운림산방 주인 남농외사 가 가장 많이 쓰였으며, 아호의 주된 축을 이루는 단어가 운림산방과 남농이라는 두 단어 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세간에서 그의 작품을 평할 때 외사 시절의 작품을 최고로 치는데 이는 시기로 보면 1940년대에서 50년대 작품 입니다.

그러니 남농의 30후반에서 50대 초반의 작품을 가장 대표적 작품으로 보며 전성기 였음을 알수 있는 것입니다.

요사이 우리 한국화가 미술시장에서 평가 절하되어 시대적인 흐름에서 조금은 벗어나 있으나 우리의 선조들의 혼과 정성이 담겨 있음을 기억하고 소중하게 간직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되며 지난 역사속에 미래 좌표가 있음을 상기하면서 우리의 옛 그림에 대한 관심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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