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생각]
직장인 A씨(53, 남)은 시력이 점점 떨어지는 것을 느껴 안검진을 받기 위해 안과전문병원을 방문했다. 시력검사, 안압검사, 굴절검사, 세극등 검사 등 종합적인 검사를 받은 후, 안과전문의는 A씨에게 정상 안압 녹내장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내렸다. 평소 눈에 특별한 이상이 없었고 안압도 정상인데 녹내장이라는 말에 A씨는 크게 당황했다. 전문의는 녹내장은 안압이 정상이라도 시신경이 약하면 발생할 수 있다며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소리 없는 시력도둑, 녹내장

녹내장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시신경이 차즘 손상돼 시야 범위가 점점 좁아지는 질환이다. 시신경이란 망막에서 감지된 시각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신경으로 우리가 사물을 인지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때문에 시신경이 손상되면 시야결손이 발생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다. 만약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

녹내장의 주 원인은 안압 상승

녹내장의 위험 요인으로 안압 상승을 꼽을 수 있다. 눈 앞부분에는 방수라는 투명한 액체가 흐르는데 방수는 각막과 수정체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방수는 배출구를 통해 빠져나가고 다시 생성되는 과정을 반복하며 눈의 압력인 안압을 조절한다. 눈의 기능과 형태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안압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지만 만약 방수가 배출되지 않고 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안압이 상승한다. 안압이 높아지면 안구 내 약한 부위인 시신경이 눌리고 혈액 공급에 장애가 생겨 시신경 기능에 문제를 초래한다.

안압 상승 외에도 나이, 가족력, 근시, 대사증후군 등의 녹내장 위험 요인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녹내장은 대표적인 노인성 안질환으로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발병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40대 이상이라면 정기적인 안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정상안압이라도 안심 금물

안압이 정상이라도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정상 안압 녹내장이라고 한다. 정상 안압 녹내장은 안압이 정상 범위인 10~21mmHg 내임에도 불구하고 시신경이 손상되는 경우를 말한다. 특히 정상 안압 녹내장은 서양보다 우리나라,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에서 유병률이 높다.

정상 안압 녹내장은 안압이 정상이더라도 상대적으로 시신경이 약해 정상 안압에도 시신경이 손상되는 것이다. 때문에 안압을 낮춰 더 이상의 시신경 손상이 없도록 막아야 한다. 정상 안압 녹내장 환자들은 질환이 점점 진행되고 있어도 뚜렷한 자각증상이 없어서 질환을 알아차리기가 힘들다. 그래서 안검진이나 다른 안질환 검사를 하다가 우연히 발견되기도 한다.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서 시신경이 약한 경우에 정상안압 녹내장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고도근시인 경우에는 안구가 앞뒤로 길어지면서 구조물의 이상으로 시신경이 손상돼 발병하기도 한다. 따라서 고도근시가 있다면 20~30대라도 1년에 한 번씩 안검진을 받아 녹내장 유무를 확인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자각증상 없어 조기 발견 중요

녹내장은 크게 급성 녹내장과 만성 녹내장으로 나뉠 수 있다. 급성 녹내장은 갑자기 안압이 상승해 시신경을 빠르게 손상시키는데 시야가 흐려지면서 눈의 통증, 충혈,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환자 스스로 증상을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에 눈에 이상 증세가 나타나면 바로 안과 병원을 가서 안압을 낮추는 응급치료를 받아야 한다.

정상안압 녹내장과 같은 만성 녹내장은 급성 녹내장과 달리 시신경이 서서히 파괴되기 때문에 환자가 뚜렷한 증상을 느끼기가 어렵다. 때문에 질환이 많이 진행된 후에야 시야가 좁아지고 시력이 저하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되기 어려우며 심할 경우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안압 조절이 기본 원칙

녹내장 치료는 시신경을 더 이상 손상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우선 높은 안압을 떨어뜨려 시신경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정상 안압 녹내장은 본래 시신경이 약하기 때문에 정상 범위 내의 안압에도 녹내장이 발생한다. 따라서 녹내장이 더 진행되지 않을 정도로 적절하게 안압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녹내장의 기본적인 치료방법은 안압을 내리는 안약을 점안하는 것이다. 안약 효과가 미미한 경우에는 레이저를 통해 방수의 하수구를 넓혀 방수가 잘 배출될 수 있도록 레이저 치료를 한다. 이외에도 섬유주 일부분을 제거해 방수 배출을 원활하게 하는 섬유주 절제술, 눈에 관을 심어 방수를 밖으로 빼는 방수유출장치 삽입술 등이 있다.

녹내장 환자라면 안악을 사용해 안압을 떨어뜨려 낮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혈액순환이 될 수 있도록 걷기, 자전거 등의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하거나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다만 안압을 높일 수 있는 물구나무서기나 누워서 역기 들기 등의 무리한 운동은 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평소에 항산화 효과가 있는 야채와 과일을 섭취하되 음주와 흡연은 하지 않아야 하고 넥타이, 허리띠 등을 너무 조이지 않게 않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