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생각] “강북구 사망위험이 강남구보다 30% 높다”.

2006년 한 일간지에 올라온 기사 제목이다.
또 2000년부터 5년간 10만 명당 연령표준화 사망률을 비교한 조사에서 동대문구는 2340명인 반면 서초구는 1772명으로 무려 차이가 568명이었다.

그런가 하면 2012∼2015년 전국 252개 시군구의 기대수명을 살펴 본 다른 조사에서 경기 과천시가 86.3세로 경북 영양군 78.9세 보다 7.4세가 길었다.
예측을 훨씬 벗어난 결과였다. 시골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에서 사는 게 장수 비결이라 생각했는데 결과는 정반대였다.
소득 분위별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을 조사한 결과도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기대수명 중 질병‧부상으로 고통 받은 기간을 제외하고 건강한 삶을 유지한 기간을 건강수명이라 할 때 양자 간의 차가 분명했다.
최하위 소득 1분위는 78.6세와 60.9세로 17.9세 차이를 보인반면 최상층인 소득 5분위는 85.1세와 72.2세로 차이가 훨씬 작은 12.9세에 불과했다. 소득수준이 가장 높은 집단과 가장 낮은 집단 간의 기대수명 차이는 6.5명이었다.

왜일까?.
도시 지역은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고, 열심히 운동하고, 담배 안피우고, 술 적게 마시고, 제때 꼬박꼬박 건강검진 받으면서 조금만 아파도 가까운 병원 가서 치료 받는다.
학자들은 이런 차이로 설명하고 있다.

건강은 생물학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사회 구조적 요인, 개인의 사회경제적 위치에 따라 규정되어 진다. 불평등한 사회가 건강 격차를 낳는다. 이는 건전한 사회발전 도모에 장애요인일 수 있다. 보건학자들은 건강불평등은 피할 수 있고 불필요하며 불공정한 차이라 주장한다.

영화 기생충의 핵심은 ‘부잣집과 그에 반대되는 반지하집의 대비’이다.
이는 사회적 격차를 보여주고 더 나아가 영화에서는 직접 보여주지 못했지만 건강격차로 이어진다.
이는 시민 또는 가족이 스스로 해결을 위해 노력 하겠지만 한참 못 미칠 것이다. 많은 우월성에도 불구하고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불편한 진실이다.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 그리하여 후기 자본주의 사회는 이런 모순점을 완화하려고 노력해 해 왔다. 완벽한 균형사회를 구현하기는 어렵겠지만 어느 정도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시민사회의 건전한 노력으로 간극을 좁힐 수 있을 것이다. 완전한 평등을 꿈꾸지 않지만 이런 격차를 좁히는 게 향후 우리 사회 발전의 근간일 것이다.

국가는 지난 2년간 코로나 국면에서 감염병 자체로 인한 다수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코로나방역에 집중해 왔다. 여유 계층들은 국가가 주는 표준 방역서비스에다 그들이 누렸을 플러스가 존재 했을 것이다. 정부도 국민의 일상을 보살필 여유가 과거 어느 때보다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아직 그런 보고서는 보지 못했지만 불평등은 팬데믹 이전에도 존재해왔고 그 기간 동안에도 존재했을 것이다. 그 격차가 늘어났으면 늘어났지 줄지는 않았을 것이다.

건강불평등(inequality)과 사회경제적 격차는 불가분의 관계다.
새 정부는 코로나 방역에서 혜택이나 기회를 덜 가졌던 그룹들에 대한 대책 즉 직전정부가 K-방역에 몰두한 나머지, 급한 마음에 챙기지 못했던 사회취약계층의 건강불평등 실태 및 구조적 요인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새 정부와 하반기 출범하는 지방정부가 시민들의 건강격차를 보충해주는 일에 전념한다면 “일 잘하는 정부‘로 기록 될 것이다. 또 보수와 진보를 넘어 ‘국민의 삶과 직결된 문제를 잘 해결하는 정부’로 기억 될 것이다.
‘국민이 가진 기본권의 하나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최적의 환경을 누릴 수 있는 권리’ 이같은 건강권을 갖기 위한 도전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고 앞으로도 계속 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