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민의 야생화> (60)쉬땅나무

<청민의 야생화> (60)쉬땅나무
  • 입력 : 2022. 07.08(금) 07:00
  • 청민 임동후
[국민생각] 요즘 아파트단지나 공원 같은 데서 그리 흔하지는 않지만, 과거보다 그래도 제법 볼 수 있는 쉬땅나무입니다. 처음 이 친구를 접했을 때 왜 이름이 쉬땅나무일까 매우 궁금했습니다. 쉽게 우리가 접할 수 없는 쉬땅나무라는 이름이 특이하기도 했지만 이름 자체로도 궁금증을 유발하는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쉬땅이라..쉬땅이라…. 되뇌이게 만드는 이름입니다.

쉬땅나무 이름에는 두 가지 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먼저 첫 번째는 평안도, 함경도 지방에서는 수수깡을 '쉬땅'이라는 사투리로 부르는데, 이 나무의 열매 모양이 마치 수수 이삭처럼 보이기 때문에 쉬땅나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설입니다.

두 번째는 장작이 귀하던 시절, 계곡에 많이 자생하던 그나마 구하기 쉬운 쉬땅나무는 좋은 땔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나무가 탈 때 줄기가 뜨거워지면 줄기 안에 들어있던 공기가 새어 나오면서 "쉬"소리를 내다가 줄기가 더 뜨거워지면 부풀다가 "땅"소리를 내며 터지게 됩니다. 그래서 쉬땅나무가 탈 때는 "쉬, 땅, 쉬, 땅" 하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리게 되어 '쉬땅나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설입니다.

쉬땅나무꽃
위의 사진은 우리 아파트에 있는 쉬땅나무꽃을 확대하여 사진에 담은 것입니다. 꽃은 6~7월에 흰색의 작은 꽃이 가지 끝에서 동그랗게 말라는 모양으로 핍니다. 꽃받침과 꽃잎은 5장이지만 수술은 많고 암술은 5개가 서로 떨어져 있습니다. 메인 사진에 있는 쉬땅나무나 아래의 일반적인 쉬땅나무꽃의 모습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멀리서 보는 모습과 너무 다르게 보이는 확대한 쉬땅나무 꽃은 자세히 그리고 오래 보아야 아름답다는 진실에 매우 근접한 친구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반적인 쉬땅나무꽃의 모습
쉬땅나무꽃은 일반적으로 위의 사진과 같은 모습입니다. 멀리서 보면 흰 꽃 무더기가 구름이 피어오른 듯 백설이 내린 듯 장관을 이룹니다. 위에서 말씀 드린 대로 밭곡식인 수수를 평안도 사투리로 '쉬땅'이라 하며 함경북도 방언으로는 '밥쉬'라고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수수 이삭처럼 생겼다고 하여 쉬땅나무 또는 함경도 방언을 따라 밥쉬나무라고도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과거보다 산야에 비교적 흔하게 자생하는 수목이면서 자연스러운 멋이 좋은 수목이므로 공원 등에 심으면 좋습니다. 단식보다는 몇 그루씩 점식하거나 군식 하는 것이 좋으며, 강변, 연못가, 도로변 등에 열을 지어 심는 것도 좋습니다. 또 건조 및 메마른 땅에서도 잘 자라므로 황폐지나 절개지 등의 사방공사용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꽃은 꽃이 흔치 않은 6∼7월 여름철 내내 순백색으로 가지 끝에 피어나 아름답고, 꽃에는 많은 꿀이 있어 밀원식물로도 이용되며, 관상용, 산울타리, 경계식재용, 군식용, 피복용 등으로 이용된다고 합니다. 특히 뭉쳐 있는 꽃들은 봄보다 꽃이 피는 친구들이 적은 시기에 꿀을 먹고 사는 곤충들에겐 너무나도 고마운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쉬땅나무의 꽃망울이 터지는 모습
위의 사진은 쉬땅나무 꽃망울이 터져 꽃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사진으로 잡은 것입니다. 막 피어나는 꽃도 예쁘지만, 아직 터지지 않은 꽃망울은 마지 맑고 영롱한 하얀 진주처럼 보입니다. 순백의 꽃망울이 너무나 예쁘게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중국에서는 꽃봉오리의 모여 달리는 형태가 진주 알처럼 보이고 수수 이삭과 같은 꽃은 매화꽃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 동북진주매(東北珍珠梅) 또는 성모진주매( 星毛珍珠梅)라고 한다고 합니다.

쉬땅나무라는 이름이 있는데도 개쉬땅나무라고 부르고도 있어 헛갈리는 경우가 많은데 같은 이름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쉬땅나무의 모습이 비록 수수 이삭의 모습을 닮았지만, 진짜 수수가 아니라 가짜 수수 같다고 하여 "개" 자를 붙여 개쉬땅나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보통 개 자가 붙을 때는 원래의 꽃과 비슷하지만 조금 다를 때 붙이는데 이 나무는 개쉬땅나무나 쉬땅나무나 모두 같은 종류입니다. 결국, 이 친구는 개쉬땅나무라 불러도 되고 쉬땅나무라 불러도 된다는 말입니다.

쉬땅나무꽃이 열매로 변해가는 모습
제 개인적인 생각이겠지만 위의 사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쉬땅나무의 꽃이 열매로 변해가는 모습은 그렇게 예쁘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 또한 쉬땅나무의 생장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과정이기 때문에 그 가치는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대부분 식물이 꽃이지고 열매로 변하는 과정은 꽃이 질 때 생기는 말라 비틀어진 꽃잎으로 인해 아무래도 깨끗한 꽃의 모습과는 달리 약간 지저분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아차!! 아름다운 꽃을 보고 지저분하다니요. 그러면 안 됩니다. 이 과정을 지저분하다고 표현하는 것은 우리가 늘 보고 느끼고 고마워하는 꽃들에 대한 모독행위가 되겠네요. 그래서 저도 절정기 꽃의 명성에 조금 못 미친다는 표현으로 정정 하겠습니다. 또한, 이런 과정의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예술적으로도 보이고 나름 아름다운 모습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쉬땅나무열매

쉬땅나무의 열매는 멀리서 보면 그저 그런 우리가 자주 볼 수 있는 열매로 보이는 데 자세히 보면 특이한 형태의 열매입니다. 9월이 되면 꽃이 진 자리에 유두상(乳頭狀) 열매가 털이 많은 상태로 익으며 열매가 5갈래로 갈라집니다. 열매는 익으면 껍질이 자연히 벌어져 씨가 땅에 뿌려지는 골돌과의 식물이라고 합니다.

쉬땅나무는 관상용· 울타리용· 밀원· 식용· 약용으로 이용됩니다. 어린순을 나물로 먹는 데 쓰고 떫은 맛이 강하므로 데친 다음 찬물에 담가 우려내야 합니다. 열매를 진주매라 하여 약재로 사용한다. 약으로 쓸 때는 탕으로 하거나 가루로 만들어 사용합니다. 외상에는 짓이겨 붙여 사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나무껍질을 가을에 채취하여 진통제로 이용되기도 하고 쓴맛을 내는 성분은 구충약용으로 이용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