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송의 그림이야기> (33)먹으로 희망 풀어낸 '석현 박은용'

<구송의 그림이야기> (33)먹으로 희망 풀어낸 '석현 박은용'
  • 입력 : 2022. 07.25(월) 08:00
  • 구송 임채경
[국민생각] 박은용은 진도군 고금면 석현리 515에서 출생하였습니다.
그의 호 석현(石峴)은 고향의 지명을 차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도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광주로 유학하여 중·고등학교를 졸업 한뒤 서라벌예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다시 진도로 귀향하여 진도에서 4~5년 미술교사를 하였던 것으로 확인됩니다.


그의 가정사를 보면 1950년 한국 전쟁의 소용돌이가 집안에 커다란 불행을 가져 온 것으로 보입니다.
아버지와 큰형의 사망으로 어머니는 평생을 전쟁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 속에 갇히게 되었으며, 마침내는 석현(石峴) 박은용 마저도 그 속에 같혀 불안해 하며 삶을 살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정신적 트라우마가 석현에게는 정신과적 문제를 가져와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퇴원하는 삶을 살아가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왜 박은용은 서양화를 했음에도 한국화로 선회하였을까? 여기에 대한 확실한 작가의 이야기는 아직 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단지 그 시대적 상황으로 유추해서 생각해 볼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90년대 이전에는 우리 한국화가 많은 관심의 대상이었던 시기입니다. 서구 문화가 정착해가는 문화적 충돌의 과도기에서 어렵게 생활해가는 예술가로서 부득이 선택 할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대학에서 서양화를 하였지만 전통적으로 남화가 강세인 이지역, 그리고 더욱 남화의 근간과 대가를 키워낸 진도에서 태어 났기에 더욱 쉽게 다가 설수 있었으며 지역적으로 전통미술에 집착하는 보수적인 영향이 컷을 것으로 보여 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작가는 전통미술의 근원과 본질을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풀어 내려는 몸부림을 하였던 것으로 보여 집니다.

그의 작품을 보면 초창기의 수묵화에서 청전의 점묘법에 더해서 먹을 층층이 쌓은듯한 적묵법을 잘 구사하여 그만이 가지고 있는 독톡한 감정을 화면에 잘 표현 합니다. 한국전쟁을 통한 가족사에 묻혀 있는, 어두운 검은 그림자를 누구나 보고 느낄 수 있는것으로 표현 한 것입니다. 그의 초기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짙은 먹의 향연 속에서, 우리 일상의 생활과 희망을 그려낸 것입니다. 굴절된 현대사의 비극과 개인적인 공포심과 우울증을 안고 가면서도 그의 가슴속에 피어오르는 실낱같은 빛의 표현인 것입니다.

90년대 중후반에 이르러서는 작품에 채색이 많이 들어가고 조금 밝아지는 작품을 하게 됩니다. 그즈음에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그림을 그린다고 하지 않고 그림을 만든다고 하면서 단지 먹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그리워하고 있다고 하였으며, 그리움을 꿈같은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리움을 표현하는 그에게 그림은 삶에 대한 진한 애착과 극적인 꿈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 차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기에 그의 그림 속에서 보다 선명한 일상적인 평화로운 삶이 표현되어 지는 것입니다. 어린 시절 평화로운 농촌풍경에서 그야말로 순수한 어린 시절의 꿈같은 일상을 그림 속에 담아냈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그의 표현 속에서도 저 가슴 깊이 숨어있는 검은 그림자의 색은 어찌 할수 없었나 봅니다.

그러나 그림을 감상하는 우리에게는 이러한 검은 색과 밝은 채색의 조화는 우리의 가슴깊이 숨어 있는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해 보인다는 것입니다. 작가는 어려운 삶 속에서의 고통스런 기억과 꿈을 고스란히 우리에게 전해주는 것입니다.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모든이의 가슴속에 숨어 있는 아픔과 상처를 치료받고 새로운 꿈을 그리고, 찾아 다시 희망을 시작하길 바라며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