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민의 야생화> (63)배롱나무

<청민의 야생화> (63)배롱나무
  • 입력 : 2022. 07.29(금) 07:00
  • 청민 임동후
[국민생각] 지금 우리 집 근처에 있는 작은 호수는 호수 전체가 붉게 물들 정도로 붉은색 꽃 친구가 만발하고 있습니다. 바로 배롱나무입니다. 배롱나무의 한자 이름은 백일홍(百日紅)인데, 이것은 꽃이 오랫동안 피어 있는 데서, 혹은 개화 기간이 100일 정도라는 의미에서 유래된 이름입니다. 꽃이 한 번에 피고 지는 것이 아니고 여러 날에 걸쳐 번갈아 피고 져서 오랫동안 펴져 있는 것처럼 보여 백일홍 나무 또는 백일홍이라고도 부릅니다. 하지만 보통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배롱나무라고 많이 부르고 있는데 이는 백일홍의 소리가 변해서 재롱으로 되었다고 추정됩니다.

배롱나무의 다른 이름에는 목백일홍, 양반나무, 간질나무, 간지럼나무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원예학회에서 배롱나무를 백일홍이라 하고 초화인 백일홍을 백일초로 정리하였다고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글을 마지막까지 읽으면 이해가 되리라 믿습니다. 양반나무는 이 나무가 중부 이북 지방에서는 월동이 어려울 정도로 추위에 약한데 그로 인해 봄에 싹도 늦게 나오는 데서 유래된 것이라고 합니다. 양반들의 행동이 너무 점잖아 느린데서 유래한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간질나무나 간지럼나무는 간지럼을 잘 타는 나무라는 뜻으로, 이 나무의 잎과 꽃이 무성한 이 나무의 밑동을 손가락으로 간지럽히면 가지 끝의 이파리들이 파르르 떨기 때문입니다. 어찌 보면 이보다 더 예민한 나무가 있을까 생각됩니다. 제주도에서는 ‘저금타는낭’이라고 부르는데 이 역시 간지럼 타는 나무라는 뜻이다. 일본에서는 줄기가 원숭이도 미끄러워 떨어질 만큼 매끄럽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또 일본에서는 게으름뱅이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배롱나무 꽃망울
베롱나무의 꽃망울입니다. 배롱나무는 나무의 모든 부분이 꽃망울로만 이루어진 경우를 보기 쉽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모습이 꽃망울과 꽃이 함께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 꽃망울로 유지되는 기간이 짧고 한 나무에서도 꽃망울과 꽃이 피는 시기가 다르기 때문인 까닭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 지역에서 백일홍의 자태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은 아마 담양의 명옥원원림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지금 이 시기 백일홍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기 위해 많은 분이 찾고 있습니다.

배롱나무꽃
배롱나무는 왜 이렇게 오랫동안 꽃을 피우고 있을까요? 위에서도 약간 언급되었지만, 사진처럼 일부 꽃은 활짝 피었지만 또 다른 가지에서는 이제 꽃망울이 맺혀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여 먼저 핀 꽃이 떨어지면 나중에 성장한 꽃망울이 다시 꽃을 피우고 이런 식으로 아주 오랫동안 화려하고 예쁜 꽃을 오랫동안 볼 수 있답니다, 그리고 그 기간이 대략 100일 정도여서 백일홍이란 이름이 붙여진 것 같습니다. 그 후 부르기 편하게 배롱이 되었다고 합니다. 열흘 넘게 아름다운 꽃이 없다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옛 사람들의 이야기를 정확하게 부정하는 친구입니다.

배롱나무꽃확대
배롱나무꽃 한 송이를 확대해서 사진에 담아 봤습니다. 멀리서 개략적으로 볼 때와는 사뭇 다른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신비롭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특히 꽃술 부분의 아름다움이 돋보입니다. 꽃잎이 힘이 없어 조금 시들은 모습으로 보이지만 그 또한 자세히 들여다보면 뭔가 독특한 아름다움이 있어 보입니다. 우리가 배롱나무를 볼 때 전체적인 수형과 나무 전체가 붉게 물든 대략적인 모습에 감탄하지만 이렇게 꽃 한 송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또 다른 아름다움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흰색의 배롱나무꽃
위의 사진은 흰색의 백일홍꽃입니다. 붉은색의 백일홍보다는 훨씬 발견 빈도수가 적지만 요즘은 곳곳에서 심심찮게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 친구는 백일동안 흰색으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으니 이 친구의 이름은 백일백(百日白)이라고 불러야 맞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붉은색의 백일홍보다는 훨씬 청초하고 예쁘게 보인다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우리가 배롱나무의 꽃을 설명할 때 꼭 팝콘을 닮은 모습이라고 하는데 정말 하얀색의 백일홍은 거의 근접하게 팝콘과 닮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배롱나무 열매
위의 사진은 배롱나무 열매 사진입니다. 위의 사진은 일부 열매가 갈라져서 그 안에 들어있던 종자들이 날아간 후의 모습입니다. 열매는 익으면 벌어지는 삭과이며 둥글고 지름 1cm쯤이며, 10월에 익으면 6갈래로 갈라집니다. 종자를 날려 보낸 약간 어수선한 열매의 모습이 왠지 서글픔을 느끼게 하는 모습입니다. 허무하게 보이기도 하는 것 같고요. 한편으로는 자기 임무를 다했다는 흐트러진 멋스러움을 보여주기도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배롱나무 열매확대
위의 사진은 아직 갈라지지 않은 배롱나무의 씨를 사진에 담았는데 이 안에 작은 씨가 많이 들어있으며 이 씨에 날개가 있어 번식에 쉬운 구조의 열매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약간 규칙 없이 흐트러져 보이는 배롱나무의 열매가 이렇게 하나를 확대해서 보니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어찌 보면 먹음직스럽게도 보이고 안에 무엇이 들어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유발하는 모습입니다. 위의 설명과 같이 이 열매가 벌어지면서 날개 달린 씨를 통해 번식이 이루어집니다.

꽃백일홍
배롱나무를 이야기 하다 보면 이 친구가 소환됩니다. 배롱나무를 목백일홍이라고 부르는 데 비해 위의 사진에 나오는 친구는 꽃백일홍이라고 부릅니다. 백일여 동 안 꽃이 핀다는 공통점 이외에는 전혀 다른 꽃인데도 불구하고 비슷한 이름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지금도 혼동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꽃백일홍은 멕시코가 원산인 귀화식물이며 현재 국내에서는 관상용으로 많이들 기르고 있습니다. 백일홍속의 1년생 초이며 100일 동안 붉게 핀다고 하여 다른 이름으로 백일초라고도 합니다.

배롱나무 목백일홍 꽃백일홍 백일초등 많이 혼동되어온 이름을 원예학회의 정의에 따라 간단하게 정리해보면 우리가 배롱나무라고 부르는 친구는 백일홍, 그리고 꽃백일홍 이라고 부르는 친구는 백일초라고 부르는 것으로 정리를 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도 이제 백일홍, 백일초로 확실하게 구분 지어 이름을 부르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