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생각] 이번엔 박항섭 작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박항섭(1923~1979) 작가는 황해도 장연군 장연읍 읍후리에서 태어나 일본 도쿄 가와바타 미술학교에서 수학한 뒤 고향에서 미술교육과 창작활동을 하다 1.4후퇴때 부인과 남하한 서양화 1세대 작가입니다.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났으며 그의 고향에 고구려 고분 벽화가 있었던 영향으로 한국의 설화적 심성에서 출발한 토속적 소재인 물고기, 새 등을 통해 원형적인 삶에 대한 사랑을 그려낸 작품이 많으며, 북에 두고 온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는 그의 깊은 내면의 세계에 머무르며 고분에서 보았던 색과 미티에르가 그의 작품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구상을 포기하지 않고 한국의 표현주의를 유지하면서도 추상회화의 특성을 받아들여서 추상회화 속에 서사성을 표현하여 기억 속의 흔적과 자취를 가미하여 작품을 하였던 것입니다. 따뜻한 황갈색, 적갈색, 회청색 등을 사용하여 본인의 고향만 아니라 감상하는 이의 향수 및 존재의 심상을 끌어낸 것입니다. 작가는 작품 앞에서 눈물 흘리고 가슴이 저려 오는 감정을 발산하는 그런 그림을 그리고자 노력 하였습니다. 일시적인 환상에 의한 가식적인 그림보다 저 가슴 밑에서 스물스물 기어나오는 감정의 발산을 유발하게 하는 작품을 하려 하였던 것입니다.
그는 학력, 교양의 유무를 불문하고 인간 본연의 예술적 감성에 의존한 거짓없는 그림을 그리려 하였 습니다. 이러한 성격의 소유자 였기에 박항섭은 많은 동료작가들 사이에 매우 인기가 많았으며 인간적이었다고 합니다. 보통 사람보다 훤칠한 큰 키에 큰 체격을 가졌음에도 그의 가슴에서 나오는 따뜻함과 솔직하고 천연스러움은 주변에 많은 동료를 두게 했으며 장욱진, 권옥연 등과 함께 국전 전성기 대표적 화가로 자리하게 했습니다.
56세의 짧은 삶으로 세상을 떠나자 한국화단 최초로 화우장으로 장례를 치루었다고 하는 것을 보면 그의 동료와 그림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대단 하였는지 알 수 있습니다.
구상계열 이면서도 자유로운 비구상적인 독특한 그의 예술세계는 그가 좀더 작업을 하였다면 어떤 작품으로 우리에게 다가왔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의 작품을 보면, 6.25로 인하여 남쪽으로 내려와 처음 선을 보이기 시작한 작품은 사실주의를 벗어나 자유로운 형상을 표현한 표현주의적이며 순수한 조형작업들이, 60년대가 되면 물성을 강조한 조형적 실험을 엿 볼수 있는데 소재를 전체적으로 화면에 구성하면서도 암시적이고 추상적인 화면을 그려 낸 것입니다.
즉, 추상주의의 거대한 물결 속에서 존재하기 위한 새로운 조형의 시도였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최영림, 이봉상 등과 “구상전”을 조직하여 신구상주의를 표방하며 구상전을 사망시 까지 지속 하였습니다.
70년 이후에는 그의 화면은 점차 밝아지고 인물, 새, 물고기 등이 등장하면서 심상을 변형 과장 시켜 조화를 이루려 했던 것입니다. 이는 소위 박항섭의 색과 선의 리듬을 중요시한 작품적 특징으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작가는 사물의 표현을 결코 형태성을 잃은듯 잃지 않은듯 하며 구체적이지 않으면서도 강한 잔존물로서 존재하며 자기 내면의 의식을 객관화 하려하고 삶의 역사성을 재인식 하려는, 작품에서 진실을 추적하면서도 자연스러움 표현 했던 것 입니다.
많은 이들에게서 점차 잊혀져 가는 작가 박항섭의 작품을 보면서 작가가 끊임없이 매달렸던 흔적의 기억과 기억 속에 흔적들을 끌어내려는 작품에 대한 사랑을 다시 돌아보길 바라며 글을 마무리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