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민의 야생화 이야기> (79)산초나무

<청민의 야생화 이야기> (79)산초나무
  • 입력 : 2022. 11.18(금) 07:00
  • 청민 임동후
[국민생각] 위 사진의 친구는 열매가 터져 종자(씨)가 드러난 산초나무입니다. 꽃부터 상당히 오랫동안 우리에게 나름 아름다움을 뽐내던 이 친구는 야산에서 너무나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친구입니다. 글을 쓰는 이 순간 대부분 산초나무는 종자까지 거의 사라진 상태이지만 간혹 아직 이런 모습으로 버티고 있는 친구도 볼 수 있습니다. 며칠 전 보성에 있는 초암산에는 많은 산초나무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친구는 음식에 우리가 음식에 자주 사용하여 우리에게 꽤 친숙한 친구입니다.

산초나무 꽃
꽃에서만 향기가 나는 게 아니라 식물 전체에서 특별한 향이 나는 산초나무는 우리 야산에 이곳저곳 없는 곳이 드물고 쓰임새도 요긴하여 조금이라도 풀이나 나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또는 산을 끼고 있는 어딘가에 고향 집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이 나무를 거의 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산초 제피 초피라는 이름은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 정도로 알고는 있어도 야산에서 산초나무를 구별해 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게 필자의 생각입니다.

여기에서 또 구별해서 이해해야 할 내용이 있습니다. 우리가 음식에 많이 넣다 보니 잘 접하게 되는 보통 제 피 또는 젠피 그리고 제피나무라고 불리는 것은 초피나무의 또 다른 이름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제피나무의 표준어가 초피나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초피나무와 제피나무를 구별할 필요는 없다는 뜻입니다.

산초나무꽃 확대
'초피'와 많이들 헷갈리는 '산초'는 산초나무 열매 입니다. 산초나무는 야산에 흔하게 자생하는데 초피와 생김새는 비슷하나 그 맛과 쓰임은 완전히 다릅니다. 산초는 얼얼하지도 시지도 않습니다. 향은 비누 냄새 비슷합니다. 무엇보다도 산초는 향신료로 쓰이지 않습니다. 산초는 열매의 씨앗에서 기름을 짭니다. 미꾸라지를 갈아 만든 추어탕을 파는 식당에 가보면 산초가루를 쳐서 먹는데 이름을 혼용하여 산초나무라고 불릴 뿐 이것은 초피가루 입니다. 초피나무의 열매는 추어탕을 먹거나 회를 먹일 때 향신료로 자주 이용을 해왔고 김치를 담글 때에도 넣는다고 합니다. 그래야 김치가 쉬 익지 않기 때문입니다.

산초나무 초기열매
위의 사진은 산초나무의 열매 사진입니다. 자세히 보면 녹색의 열매가 예쁘게 보입니다. 우리 선조들이 산초나무 열매를 자주 애용하는 이유는 민물고기에 기생하는 디스토마 균을 살균하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요즘 약국에서 판매하는 디스토마 예방약의 주원료가 바로 산초나무 열매라고 합니다. 또 물고기와는 여러 가지 인연이 많은지 열매와 나무껍질에 독성 있어 고기를 잡는 어독으로 이용했다고 합니다. 잎이나 열매를 달인 즙에 석회를 섞어서 강에 풀면 물고기들이 잠시 마취되어 물 위에 뜨면 잡는 것이다.

산초나무와 초피나무의 잎비교
거의 비슷하게 생긴 산초나무와 초피나무는 다음과 같이 구분합니다. 먼저 잎으로 구분하는데 산초나무는 잎은 좀 더 길쭉하고 잎끝도 뾰족하며 가장자리가 톱니처럼 날카롭습니다. 이와는 다르게 초피나무는 가장자리의 톱니도 좀 둥글다는 느낌을 줍니다. 또한, 줄기에 가시가 서로 어긋나게 달리면 산초나무, 마주 달리면 초피나무이니 가시만 보면 쉽게 구분이 갑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가시 외에도 꽃 피는 시기가 다른데 산초나무는 한여름에서 가을이 다가오는 문턱에 서 꽃이 피지만 초피나무의 꽃은 봄에 핍니다.

또한, 향신료로 열매껍질을 쓰는 초피나무에 비교해 산초나무에서 쓰이는 것은 열매로 기름을 짜며 몸에 좋다 하여 요즈음 인기가 높다. 또 산초나무 열매로 과실주를 만들면 그 향취가 일품이고 일부 지역에서는 열매나 잎을 된장에 박아 장아찌를 만들어 먹기도 하고 어린잎은 나물로 무쳐 먹는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산초나무도 우리와 밀접한 연관이 있어서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친구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산초나무 열매
위에서 초피나무는 열매의 겉껍질을 주로 음식물을 조리하는 데 쓰이는 향신료 역할을 주로하고 이에 반해 산초나무의 열매는 주로 열매의 씨앗에서 기름을 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외에도 위아래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산초나무와 초피나무의 열매는 비슷하게 생겨 구별하기가 힘드나 산초나 열매가 익어감에 따라 녹색에서 갈색으로 바뀌는 데 반해 초피나무는 익어가면서 붉은색으로 변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초피나무 열매
산초나무 열매의 껍질을 천초라는 생약명으로 이용되며 건위, 정장, 구충, 해독작용이 있다고 한방에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생선의 독으로 중독되면 해독제 역할을 하며, 옻이 올랐을 때는 산초잎을 물에 달여 바르고, 벌에 쏘이거나 뱀에 물리면 잎과 열매를 소금에 비벼 붙였고 종기에 고름이 생기면 산초 잎으로 즙을 내어 상처에 바르면 잠시 동한 심하게 아팠다가 금세 통증이 없어지고 고름이 모여 빠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가시를 가진 많은 나무가 대부분 그러하듯 예전에 산초나무도 귀신을 쫓는 나무로 전해져 왔습니다. 집에 울타리 대신 심어 병마가 오지 못하게 했다는데 위에서 언급한 성분과 효과를 보면 그저 미신으로 치부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기침이 심하면 산초 기름을 한 수저 그냥 먹으면 기침이 잘 낫기 때문에 옛날 우리 어머니들은 산초 기름을 집안에 비치하여 가족들이 기침이 심하면 약으로 써 왔다고 전해집니다. 이 친구 산초나무는 흔하게 구할 수 있지만, 그 쓰임새는 대단하다 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정리를 해보면 산초나무와 초피나무로 분류하시고 굳이 제피나무를 따로 분류할 필요가 없습니다. 제피나무의 표준어가 초피나무입니다. 그리고 일부 지역에서 우리가 음식에 첨가하는 젠피 또는 제피라고 부르는 친구는 초피나무를 이야기합니다. 산초나무는 음식에는 첨가하지 않으며 열매를 기름을 짜는 데 사용한다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아직도 야산에 보면 산초나무가 보이니 혹 산에 가시면 한번 찾아봐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