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송의 그림이야기> (43·完) ‘소전체’ 완성한 서예가 손재형

<구송의 그림이야기> (43·完) ‘소전체’ 완성한 서예가 손재형
  • 입력 : 2022. 12.26(월) 12:16
  • 구송 임채경
[국민생각] 이번에는 소전(素筌) 손재형(1903~1981)선생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고자 합니다.

소전(素筌) 손재형은 전남 진도군 진도면 교동리에서 출생해 1925년 양정고보, 1929년 외국학전(독일어과)을 졸업하였습니다. 할아버지 손병익에게 한학과 서법을 익혔으며, 중국 금석학자 나진옥(羅振玉)에게 수학 하고 석정 안종원과 성당 김돈희 에게 서예를 배웠습니다.

1924년 선전에 입선 하고, 10회에 특선을 하였으며 1932년 선전에서 분리 독립한 제 1회 조선서도전에서 특선 후 광복 직후 조선서화동연회(朝鮮書畫同硏會)를 조직하였습니다.

서예라는 말을 최초로 창안하여 우리나라 서예계에 큰 영향을 주신 분입니다.

<공검지기(恭儉持己) 1954년 31×118cm 소전 미술관
1949년 제 1회 국전부터 심사위원으로 활동하였으며, 처음에는 해서 행서체를 쓰다 각서체를 두루 거치며 마침내는 소전체라는 자기만의 서체를 창안해 해방 이후 우리나라 서예에 한획을 그으신 분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또한 소전 손재형은 당시 그의 금석학적 지식과 견문으로 많은 예술품을 수집 한 컬랙터로 대표적인 수집가 중의 한분 이었습니다. 특히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를 일본의 후지츠카 치카시 교수를 찾아가 3개월에 걸친 노력 끝에 작품을 인도 받아 귀국한 일화로도 유명합니다. 세한도는 소전이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1960년 사채업자에게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려쓰게 되는데 이렇게 하여 소전의 손을 떠나게 되는 것입니다.

낙선후 세한도를 찾기 위해 돈을 마련해 사채업자를 찾아갔으나 이미 여러 사람의 손을 거처 새 주인에 건너 간 뒤 였습니다. 그리하여 찾지 못하고 낙담하며 식음을 전폐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 집니다.

요사이 많은 눈이 내려 설국을 방불케 하는 새하얀 산들을 보며 공자께서 말씀하신 “날이 차가워 다른 나무들의 잎이 시든 뒤에야 비로소 소나무가 여전히 푸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고 했는데 지금 그대와 나의 관계는 전과 같이 더한것도 아니고 후라고 덜한것도 아니다”는 말씀이 생각 남니다.

<무량정정(無量情靜)> 1970년 130×30cm소전 미술관(사진 왼쪽), <사능지족(事能知足)> 1970년 129×33cm 소전 미술관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덮인 추운 겨울(유배의 삶)을 지나면서 쓸쓸하고 외로움에 덮여 있는 추사의 마음을 그려 이상적에게 선물한 세한도는 이렇게 소전의 손을 떠나 1970년 세창물산을 운영하는 손세기씨의 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세창물산은 손세기의 세자와 손창근의 창자를 합하여 세창물산이라고 하였는데 손세기 선생은 1983년 세상을 떠나고 아들 손창근 선생이 92세인 2020년 아무 조건없이 세한도를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게 되어 현재는 국가 소유의 작품이 되었습니다.

또한 이건희 컬랙션으로 알려진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금강전도, 현재의 서울미술관 자리에 있던 석파정별당을 구입 이축하여 소전의 소유 였다는데, 이와 같이 보면 소전 손재형은 서예가이자 수집가로서 대단한 안목과 감식안의 소유자 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해방 전후 대표적인 수집가였으나 정치에 한눈을 팔면서 그가 그동안 쌓아 왔던 문화·예술적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됨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 입니다. 그렇지만 소전 손재형은 그 만의 소전체를 일구어낸 서화가이며 세한도, 인왕제색도, 금강전도, 석파정의 별당 등을 수집했던 문화 예술적 안목이 대단했던 역사적 인물임이 틀림없다고 보여 집니다.

소전의 서예 작업 역시 우리 한글 서예를 현대적 감각으로, 새로운 조형성으로 한글 서체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였으며 그의 글씨를 보면 보는 이에게 저항감을 일으키지 않으며 자연스러운 특색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해내천애(海內天涯) 1955년 64×192cm 개인
그만의 독특한 서체를 확립하였기에 후학들은 그의 서체를 소전체라 부르는 ‘일가’를 형성해 낸 것입니다. 이는 선생의 예술적 재질과 노력으로 민족문화에 대한 애정과 더불어 결집된 소전 예술의 절정으로 보여 지는 것입니다. 그가 수집했던 많은 작품들이 흩어졌으나, 다행스럽게 다시 국립박물관 등에 남아있고 그의 작품또한 진도에 있는 소전미술관에 남아 전하고 있기에 우리가 소전을 기억하고 기념할수 있음은 다행한 일 입니다.

필자는 미술품을 가까이 두고자 하는 사람으로서 소전을 통하여 그가 수집했던 작품들이 많이 남아 이 지역 후손들의 좋은 문화컨텐츠로 자리 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보며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끝으로 지난 3월부터 시작하여 이번 글까지 43회를 연재한 ‘구송의 그림이야기’를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그림에 대한 전문적 식견없이 좋아하는 애호가로서 글을 이어간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으며, 개인적인 소견으로 작가들에게 혹여 누를 끼치지 않았을까? 우려 하기도 합니다.

아쉬움도 크지만 여기서 멈추는게 예의일 것 같아 글을 멈추고자 합니다. 앞으로 시간을 두고 경험과 지식을 충전해 기회가 된다면 다시 찾아 뵙고자 합니다.

그동안 졸박한 저의 글을 관심 어린 마음으로 읽어주신 모든 분들게 진심으로 감사 드리며, 새해는 더욱 즐겁고 건강한 해 되시기를 빌어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