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헌의 ‘열린세상’>‘국민갈라치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두헌의 ‘열린세상’>‘국민갈라치기’ 누구를 위한 것인가
  • 입력 : 2023. 10.30(월) 07:00
  • /글=이두헌
[국민생각]
지난주말 평균나이 63세 개구쟁이(?) 친구들과 부부동반 가을여행을 다녀 왔다.
설레임 가득 안고 이른아침 광주를 출발, 광주-대구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려 향한 곳은 경상남도 함양과 산청.
달리는 버스안에서 내다보는 가을 들녘은 결실의 풍요로움으로 가득하고, 푸른하늘 점점이 한가로운 뭉게구름은 어린시절 동심을 자극했다.
머리에 새하얀 서리가 내린 친구들은 너나 할것없이 40년전 학창시절로 돌아가, 까불고 떠들며 시간을 잊은채 목적지로 향했다.

1차목적지인 경상남도 함양군 함양읍 상림공원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신라시대 조성됐다는 울창한 나무숲길을 걸었다. 잘 조성된 아름다운 꽃동산과 숲사이로 난 산책로를 걸으며 학창시절 함께 했던 추억들을 공유하고, 자식들 얘기 살아가는 얘기, 건강얘기 등으로 시간 가는줄 몰랐다.
가까운 식당에서 맛있는 점심을 마친 우리 일행은 즐겁고 유쾌한 마음으로 버스에 올라 2차 목적지인 경남 산청으로 출발 했다.
모처럼 만난 친구들과의 정겨움, 함양에서의 즐거운 추억을 공유하며 행복한 기대를 안고 다음 목적지인 경남 산청군 금서면 ‘동의보감촌한방테마공원’으로 출발 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즐거운 기분은 불과 10여분 만에 산산이 깨지고 말았다. 한 건물위에 큼지막하게 걸려 있는 플래카드를 보고서 말이다. 플래카드엔 그 지역 보수단체 명의의“광주광역시 북조선로동당 당원 정율성 역사공원건립을 철회하라”라고 적혀 있었다.
무심코 지나치다 보면 마치 ‘광주광역시가 북조선로동당’처럼 느껴질 정도 였다.
순식간에 차안은 불쾌감으로 가득 했다. 여기저기서 격정이 쏟아졌다.

“도대체 윤석열 정부의 의도가 뭐여?” “말해 뭐해 국민을 갈라치기해 정치적 이득을 보자는 속셈이지” “대통령이 이런식으로 국민을 분열시켜도 되는 것이여?” “이쪽 사람들은 광주를 조선로동당 광주지부쯤으로 생각 할거 아니여” “정말 이건 아니여~”
기분이 상할대로 상한 친구들은 격앙된 목소리를 쏟아냈다.
이로써 다음 목적지 여행은 이미 그 의미를 상실했다. 동의보감촌을 본 듯 만 듯 귀가길에 오른 버스안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알다시피 정율성기념사업은 지난 1988년 노태우 정부 때부터 35년간 지속되어 온 한중우호 교류 사업이다. 현 윤석열 정부와 그 태생적 궤를 같이 하는 보수정권에서 시작돼 김영삼,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거쳐 35년간 아무일 없이 이어져 온 사업이라는 얘기다.
그럼 전 보수정권들은 정율성의 이력을 몰라서 교류사업을 했을까?
당연히 아니다. 알면서도 한중간 교류협력을 통해 외교적, 경제적 실익을 추구하기 위해 정율성사업을 활용 한 것이다.

그런데 윤석열 정권들어 느닷없이 ‘철지난 이념논쟁’의 수단으로 정율성사업을 걸고 넘어지면서 전국의 보수단체 까지 합세해 광주광역시와 남구청, 화순군을 마치 ‘공산주의자 정율성’을 비호하는 지역인양 때리고 겁박하는 것이다.
보수단체들의 ‘광주광역시, 공산주의자 정율성’프래카드는 전국 방방곡곡에 내걸리고, 인터넷 보수사이트엔 “광주가 공산주의자를 비호 한다느니, 광주는 해방구냐느니 등 입에 담지 못할 지역폄훼와 비하의 글이 난무하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 되었다는 얘긴가? 보수정권에서 시작한 교류사업을 35년째 이어온게 무엇이 문제라는 얘긴가?

이렇둣 속들여다보이는 ‘국민갈라치기’를 통해 얻고자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념보다 백배 천배 더 중요 한 것은 국민통합이다.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국력을 이루고, 이를통해 쉼 없이 밀려드는 국가적 위기를 돌파해야 하는 것이 절체절명의 국가적 과제다.
그럼에도 불구 눈앞의 정치적 이익만을 위해 국민을 편가르고, 백해무익한 이념논쟁을 통해 극렬지지층만을 결집하려 한다면 이 나라의 앞날은 없다.

윤석열 정권은 지금이라도 이성을 찾아 국민통합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글=이두헌 news@okms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