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원의 ‘와신상담’> ‘광주김치축제’ 혁신이 필요하다

<박상원의 ‘와신상담’> ‘광주김치축제’ 혁신이 필요하다
  • 입력 : 2023. 11.13(월) 07:00
  • /글=박상원
[국민생각]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광주김치축제가 지난 6일 마무리됐다. 광주시는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나흘간 상무시민공원에서 열린 광주김치축제와 푸드페스타에 10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그 여느 때보다 성황리에 개최됐다고 밝혔다. 올해 주제는 ‘우주 최초 김치 파티’다. 지구의 김치 축제는 흔하지만 우주에서의 김치 파티는 최초라는 점을 강조해 주목도를 높이고 젊은 축제를 지향하기 위해 다소 과장된 유희를 부려봤다는 광주시의 설명이다.

또 광주김치축제 30주년을 맞아 더 큰 도약을 위해 그동안 김치는 반찬의 한계에 머물었으나 이제 그 한계에서 벗어나 주요 음식으로 생각하자는 의미를 담았으며 김치라는 요리를 본 요리로 다채롭게 선보이는 축제는 최초라고 강조했다. 올해 첫 선을 보인 ‘천인의밥상’, ‘김치디너쇼’ 등은 음식체험과 문화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기존의 김치체험·경연·판매에서 탈피해 흥행을 기록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푸드페스타를 동시에 기획·진행한 점도 상승효과를 가져왔다.

‘천인의 밥상’은 이색적인 자연친화 공간에서 김치보쌈, 김치닭강정, 김치빤새우, 김치소금빵 등 30여 종의 김치요리를 선봬 큰 인기를 얻었다. 김치디너쇼와 어린이들을 위한 김치송, 김치댄스, 젊은 감성을 지향한 김치 디제잉(DJing)은 ‘열림, 젊은,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축제로 흥행과 품격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명인·명장과 함께하는 김치디너쇼’도 광주김치축제의 품격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이 같은 긍정평가에도 광주김치축제는 30년이라는 시간과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된 축제라는 점에서 여러 가지 문제와 과제를 안고 있다. 가장 큰 과제는 축제의 기능 가운데 단순히 즐거움이나 오락 등의 일회성을 넘어 도시에 활력을 불어 넣는 도시재생이나 관련 분야 산업화를 이뤄 내야 하는 데 매우 미진했다는 점이다. 또한 광주를 찾는 대규모 관광객들이 상시적으로 즐길 수 있는 김치관련 음식의 거리 등 집약화(클러스터)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축제를 통해 김치 제조의 중심도시, 김치 산업의 메카라는 점을 부각하고 강조하려면 실제적인 면에서 광주의 김치산업이 활성화돼 광주의 중심산업으로 자리 잡고 일자리 등을 창출하는 산업이 돼야 한다. 단순히 시민들과 외지인들이 김치를 담그는 장소로만 인식돼선 곤란하다. 인근 전남지역과도 산업적인 협력을 강화해 김치 관련 재배농가와 고추 등 부재료 농가와의 협력 등 상생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광주 김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축제가 산업화에 기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또한 범지구적 문제인 지구환경 위기, 탄소중립을 위한 선제적인 환경실천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번 김치축제도 일회용품이 넘쳐나는 등 환경측면에선 구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친환경축제로 쓰레기를 최소화하고 다회용봉투를 대체하는 일회용품을 사용한다고 했지만 실제는 거리가 먼 얘기였다. 광주 김치 축제가 제 모습을 찾으려면 재미도 중요하지만 식문화 개선에도 앞장서야 한다.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고 보다 친환경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사용 제한’ 캠페인성 이벤트로는 실행을 담보하지 못한다.

그동안 광주김치축제는 말만 세계 김치 축제지 동네잔치로 매년 가을이면 의례적인 행사, 낭비성 축제로 의심받아 왔다. 먹고 마시는 지역의 그만 그만한 축제와 다를 것이 없었다. 예산대비 효율성이나 김치 기반 산업에 대한 기여, 광주김치 수출 등 미미한 수준에 그쳐 부정적인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갈수록 경제 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경쟁력 없는 축제, 단체장 치적 쌓기 축제는 사라져야 한다는 데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다.

지역의 먹거리 산업을 살리고 시민들에게 제대로 대접받는 축제가 되려면 축제의 기능과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무엇보다 광주김치를 대표할 킬러콘텐츠, 국·내외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명품 김치브랜드 개발이 필요하다. 기존에 개발됐던 ‘광주김치 감칠배기’, ‘김치 광(光)’은 인지도에 밀려 지금은 찾아볼 수도 없다. 또한 내·외국인 관광객들이 상시적으로 즐기고 체험 할 수 있는 프로그램, 집단화된 김치음식 거리 조성 등이 시급하다.

나아가 ‘세계김치축제’를 내건 만큼 국제적인 시각에서 한국 김치요리의 세계적인 매력을 표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외국인 요리사, 셰프들이 김치를 비전통적인 요리에 접목시키는 실험을 하는 김치 퓨전 요리 대회를 선보일 수 있다. 또 전 세계의 요리사, 음식 애호가 및 문화 대표자를 초대, 국제적인 참여와 인식을 확대시켜 축제의 명성을 높일 수 있다. 광주김치축제가 변화하는 문화축제 환경과 세계 식품산업 환경에 적응하며 세계적인 축제로 나가기 위해선 기존의 틀을 새롭게 바꾸는 진정한 혁신이 필요하다.
/글=박상원